질병관리청 제공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최근 국내에서 급증하고 있는 소아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치료 효율을 높이고, 항생제 내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다기관 임상시험(DOMINO)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존 1차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마크로라이드 불응성’ 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대체 치료제인 독시사이클린의 효과를 전향적으로 평가하여 임상적 근거를 확립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은 소아 폐렴의 가장 주요한 원인균 중 하나로, 국내에서는 통상 3~4년 주기로 유행하는 특성을 보인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다시 크게 확산되었으나, 현장에서는 기존 치료제가 듣지 않는 내성균의 확산으로 치료에 난항을 겪어 왔다.
그동안 국내 소아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치료에는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가 1차 치료제로 주로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서 보고되는 마크로라이드 내성률은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1차 치료제를 사용했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치료 실패’ 사례의 급증으로 이어졌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보건복지부 및 관련 학회와의 협의를 통해 치료 지침을 개정하고 급여 기준을 확대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원래 제한적이었던 12세 미만 소아에 대한 독시사이클린 사용을 2차 치료제로서 가능하게 열어두었다. 하지만 여전히 마크로라이드와 독시사이클린의 초기 사용 효과에 대한 직접적인 비교 데이터와 전향적인 임상 근거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번에 개시된 임상시험의 명칭은 ‘DOMINO(Doxycycline vs. Macrolides for Mycoplasma pneumoniae INfection in Children)’로, 명칭 그대로 마크로라이드와 독시사이클린의 치료 효과를 비교하는 데 중점을 둔다.
임상시험은 전국 14개 주요 대학병원의 소아감염학 의료진 중심 네트워크가 참여하며,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영준 교수가 책임연구자를 맡는다. 연구 대상은 마크로라이드 내성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으로 진단된 만 3세에서 17세 사이의 소아 환자 총 208명이다.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이번 임상시험의 전 과정을 총괄 지원하며, 연구진 간의 협력체계를 강화하여 데이터의 신뢰도를 높일 계획이다. 본 임상시험은 지난 1월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획득했으며, 지난 13일에는 연구진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통해 본격적인 추진 동력을 확보했다.
연구는 2028년 12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도출된 결과는 향후 국내 소아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치료 지침의 과학적 근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는 단순히 특정 약물의 효과를 입증하는 것을 넘어,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 내성률 감소를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국내 마크로라이드 내성률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이번 임상시험은 환자 치료를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며, "성공적인 연구 수행을 통해 소아 환자들이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DOMINO' 프로젝트가 한국 소아 감염병 치료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어, 매 유행 시기마다 반복되는 부모들의 불안과 의료 현장의 혼란을 종식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