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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Doc Market] RNA의 '교체' 패러다임, 알지노믹스가 쏘아 올린 바이오 부활의 신호탄
  • 김도균 기자
  • 등록 2025-12-26 07: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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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바이오 시장이 다시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 중심에는 2025년 말 코스닥 시장에 화려하게 입성하며 '초격차 기술특례 상장 1호'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알지노믹스(Rznomics)가 있다.


상장과 동시에 시가총액 조 단위 반열에 올라선 알지노믹스는 단순히 신규 상장주로서의 열풍을 넘어, 기존의 유전자 치료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꾸는 독보적인 기술력과 글로벌 빅파마가 인정한 실적을 바탕으로 바이오 섹터의 새로운 대장주로 급부상했다. 과연 무엇이 시장의 열광을 이끌어냈으며, 향후 성장 가능성은 어디까지인지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알지노믹스가 상장 전부터 투자자들의 거대한 블랙홀이 된 가장 결정적인 배경에는 세계 시가총액 1위 제약사인 일라이 릴리(Eli Lilly)와의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이 자리 잡고 있다. 2025년 상반기, 알지노믹스는 약 1조 9,000억 원(13억 3,400만 달러) 규모의 유전성 난청 질환 치료제 공동 개발 및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전 세계 바이오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 계약은 단순히 금액적 수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일라이 릴리는 최근 유전자 치료제 분야에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글로벌 리더이며, 이들이 알지노믹스의 플랫폼을 선택했다는 사실은 해당 기술이 글로벌 표준(Global Standard)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빅파마의 인증'은 증권가에서 알지노믹스의 기업 가치를 산정하는 핵심 레퍼런스가 되었으며,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기록적인 흥행을 기록한 근본적인 원인이 되었다.

 

알지노믹스의 독보적인 경쟁력은 자체 개발한 'RNA 치환효소(Trans-splicing Ribozyme)' 플랫폼에 있다. 기존의 RNA 치료제(siRNA, ASO 등)가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억제하거나 제거하는 '빼기(-)' 방식에 집중했다면, 알지노믹스는 이를 '교체(Replace)'하는 혁신적 방식을 제안한다.

 

정밀한 타격과 능동적 수선: 질병의 원인이 되는 표적 RNA를 찾아내어 절단(제거)하는 동시에, 그 자리에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치료용 RNA를 1:1로 결합한다. 이는 마치 고장 난 부품을 단순히 떼어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즉시 새 부품으로 갈아 끼우는 정밀 공정과 같다.

 

유전독성 리스크로부터의 자유: DNA(유전자 원본)를 직접 편집하는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 기술과 달리, 알지노믹스는 유전 정보의 사본인 RNA만을 교정한다. 따라서 영구적인 유전자 변형이나 의도치 않은 돌연변이 발생과 같은 유전독성 우려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플랫폼의 범용성과 확장성: 하나의 플랫폼 기술로 항암제, 유전질환, 퇴행성 질환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암세포에서만 발현되는 특정 유전자를 인식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동시에 치료 물질을 주입하는 '다중 기능'은 항암 분야에서 혁신적인 시도로 평가받는다.

 

알지노믹스는 현재 단순한 기술 보유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임상 데이터를 축적하며 상업화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주력 파이프라인인 RZ-001은 미국 FDA로부터 패스트트랙 및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최근 유럽종양학회 아시아(ESMO ASIA 2025)에서 발표된 임상 1/2a상 중간 결과에 따르면, 고용량 투여군에서도 우수한 안전성이 확인되었으며 일부 환자에게서 유의미한 질병 통제 효과가 포착되었다. 이는 기술의 이론적 가능성이 실제 인체 임상에서도 유효함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고령화 시대의 난제로 불리는 알츠하이머 분야에서도 성과가 나오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와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하고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며, 뇌 조직 내 병인 물질을 억제하는 동시에 신경 보호 인자를 발현시키는 기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호주에서 임상 1상 승인을 획득하며 안과 질환 영역으로의 확장을 본격화했다. 이는 일라이 릴리와 체결한 난청 치료제 계약과 더불어 감각기 질환 분야에서의 기술적 우위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다.

 

주식시장에서 알지노믹스가 이토록 뜨거운 이유는 세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첫째, 바이오 섹터의 투심 회복이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함께 한동안 소외되었던 바이오 업종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고, 투자자들은 '실체가 있는 기술력'을 가진 기업을 찾기 시작했다. 알지노믹스는 대규모 L/O(기술이전) 실적을 통해 그 실체를 입증했다.

 

둘째, 플랫폼 비즈니스의 매력이다. 하나의 약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약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공장(플랫폼)'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기업 가치 산정에 프리미엄으로 작용했다. 이는 향후 추가적인 기술이전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주었다.

 

셋째, 정책적 수혜이다. 정부의 바이오 헬스케어 육성 의지와 함께 도입된 '초격차 기술특례' 제도는 알지노믹스 같은 연구 중심 기업이 자금 조달의 어려움 없이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었다.

 

알지노믹스의 이성욱 대표는 향후 릴리 외에도 복수의 글로벌 빅파마와 추가적인 파이프라인 검증이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2026년부터는 기술이전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 유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를 바탕으로 2027년경에는 바이오 벤처의 꿈인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전자 치료제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와 맞물려 알지노믹스의 RNA 치환 기술이 표준 치료법의 일부로 채택될 경우, 기업 가치는 현재 수준을 크게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바이오 투자는 언제나 높은 변동성을 수반한다.


첫째, 초기 임상에서의 긍정적 데이터가 반드시 최종 상업화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후기 임상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나 유효성 부족이 드러날 위험은 언제나 존재한다.


둘째,  상장 초기 보호예수 물량이 풀리는 시점에서의 수급 불안정성을 경계해야 한다.


셋째, 현재 알지노믹스는 기술특례 상장사로 매출보다는 미래 가치에 의존하고 있다. 실제 영업이익이 발생하기까지의 기간 동안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주가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

 

알지노믹스의 등장은 한국 바이오 기술이 '단순 복제'나 '개량'의 시대를 넘어, 세계 시장의 근본적인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원천 기술' 단계에 진입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RNA를 단순히 억제하는 시대에서 정교하게 수선하고 교체하는 시대로의 전환, 그 최첨단에 알지노믹스가 서 있다.

 

결국 알지노믹스가 바이오 섹터의 일시적인 테마주가 아닌, 지속 가능한 '글로벌 챔피언'으로 남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임상에서의 데이터 품질을 유지하고, 릴리와의 협력을 성공적으로 완수하여 상업적 성과를 증명해 내야 한다. 투자자들 역시 단기적인 시세 차익보다는 이 기업이 써 내려가는 RNA 혁신의 서사를 긴 호흡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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