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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 앞쪽에 자리한 나비 모양의 작은 기관, 갑상선. 이 작은 기관이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합니다.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은 심장 박동, 체온 조절, 에너지 대사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기능을 담당합니다. 그런데 이 갑상선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 몸은 다양한 이상 증상을 겪게 됩니다. 

 갑상선 질환은 소리 없이 찾아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흔한 질병이지만, 정확한 정보와 올바른 대처를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갑상선 질환의 종류와 원인, 치료법, 그리고 생활 속 관리법까지 폭넓게 다루고자 합니다.

 갑상선 질환은 크게 기능 이상과 구조적 이상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가. 기능 이상: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갑상선 기능 저하증

 갑상선 기능 항진증(Hyperthyroidism)은 갑상선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상태입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자가면역 질환인 그레이브스병(Graves' disease)으로,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갑상선을 공격하여 호르몬 생성을 과도하게 촉진하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갑상선 결절, 갑상선염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갑상선 기능 저하증(Hypothyroidism)은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하게 분비되는 상태입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자가면역 질환인 하시모토 갑상선염(Hashimoto's thyroiditis)으로, 면역 체계가 갑상선을 파괴하여 호르몬 생산 능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수술로 인한 갑상선 제거, 방사성 요오드 치료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나. 구조적 이상: 갑상선 결절과 갑상선암

 갑상선 결절(Thyroid nodule)은 갑상선 안에 혹이 생기는 것을 말합니다. 대부분의 갑상선 결절은 양성이며, 특별한 증상을 유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크기가 크거나 악성일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정밀 검사와 추적 관찰이 필요합니다.

 갑상선암(Thyroid cancer)은 갑상선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여 생기는 악성 종양입니다. 다른 암에 비해 진행 속도가 느리고 예후가 좋은 편이어서 '착한 암'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갑상선암은 국내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암 중 하나입니다.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갑상선암은 전체 암 발생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으며, 여성에서는 1위였습니다. 다행히도 갑상선암은 5년 상대 생존율이 100%에 가까울 정도로 예후가 좋습니다.

 유두암(Papillary carcinoma)은 전체 갑상선암의 80~9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유형입니다. 진행이 매우 느리고 예후가 좋습니다. 여포암(Follicular carcinoma)은 유두암 다음으로 흔하며, 전체 갑상선암의 10% 미만을 차지합니다. 혈관을 통해 전이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수질암(Medullary carcinoma)은 전체의 1~2%를 차지하며, 유전적 요인과 관련이 있습니다. 가족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유전자 검사가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미분화암(Anaplastic carcinoma)**은 매우 드물게 발생하며,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고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갑상선암의 주된 치료법은 수술입니다. 암의 크기, 위치, 주변 조직 침범 여부에 따라 갑상선 전체를 제거하거나 일부만 제거합니다. 수술 후에는 갑상선 호르몬제를 평생 복용하여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하고 재발을 억제합니다. 전이가 있거나 재발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추가로 시행하기도 합니다.

 갑상선 질환은 성인에게만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신생아에게도 선천성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갑상선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했거나, 호르몬 합성 과정에 문제가 생겨서 발생합니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지적 발달 장애 등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도 신생아 선별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할 수 있으며, 발견 즉시 갑상선 호르몬제를 투여하면 정상적인 성장과 발달이 가능합니다. 모든 신생아는 생후 24~48시간 이내에 선천성 대사 이상 검사와 함께 갑상선 기능 검사를 받게 됩니다.

 건강한 생활습관은 갑상선 질환 예방과 관리에 큰 도움이 됩니다. 영양 균형은 매우 중요합니다.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 생성에 필수적인 미네랄로, 해조류(미역, 다시마) 등에 풍부합니다. 그러나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나 갑상선암 수술 후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앞둔 경우에는 요오드 섭취를 제한해야 하므로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합니다. 셀레늄과 아연도 갑상선 건강에 중요한 영양소입니다.

 스트레스 관리 또한 중요합니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갑상선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충분한 휴식과 수면, 규칙적인 운동, 취미 활동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기적인 건강 검진도 필수적입니다. 특히 가족 중에 갑상선 질환자가 있다면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목 주변을 만져 혹이 만져지거나, 목소리가 쉬거나, 삼키는 데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병원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갑상선 질환은 평생 약물 복용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는 부족한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하기 위해 합성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약물은 레보티록신(Levothyroxine) 성분으로, 국내외 여러 제약사에서 다양한 상품명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풍제약의 '신지로이드', 부광약품의 '부광신지로이드' 등이 있습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는 갑상선 호르몬 생성을 억제하는 항갑상선제를 복용합니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메티마졸(Methimazole)과 프로필티오우라실(Propylthiouracil) 성분이 있으며, 한국유씨비제약의 '메티마졸', 부광약품의 '안티로이드'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약물은 용량과 복용 시간이 매우 중요하므로 반드시 의사의 지시에 따라 복용해야 합니다.

 갑상선 질환은 조기에 발견하고 꾸준히 관리하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질병입니다. 자신의 몸에 귀 기울이고, 의심 증상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