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ForDoc Drug] '게임 체인저' 마운자로, 비만약 시장에 새 역사를 쓰다
  • 박정민 기자
  • 등록 2025-09-19 08:45:49
기사수정

[Gemini 생성이미지]

 최근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가 국내에 출시되면서, 비만 치료제 시장의 판도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기적의 약'이라 불리던 위고비(Wegovy)의 아성을 위협하며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떠오른 마운자로는 기존 치료제와는 차별화된 기전과 뛰어난 임상 데이터를 앞세워 빠르게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 시장은 오랫동안 다양한 약물이 경쟁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GLP-1(Glucagon-like peptide-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주사제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GLP-1은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위 배출을 지연시키며, 뇌의 시상하부에서 식욕을 억제해 체중 감소에 도움을 주는 호르몬이다. 대표적인 GLP-1 작용제로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삭센다(Saxenda)'와 '위고비'가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삭센다'로 시작해 주 1회 투여하는 '위고비'를 출시하며 편의성을 높였다.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티드(semaglutide)는 임상시험에서 15% 이상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며 비만 치료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을 발판 삼아 일라이 릴리가 선보인 '마운자로'는 'GLP-1/GIP 수용체 이중 작용제'라는 혁신적인 기전을 통해 한 단계 더 진화한 효과를 입증했다. 마운자로의 주성분인 터제파타이드(tirzepatide)는 기존 GLP-1에 더해 GIP(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 호르몬에도 동시에 작용한다. GIP 역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두 호르몬의 시너지 효과로 마운자로는 기존 GLP-1 단독 작용제보다 훨씬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낸다.

 

 마운자로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임상 데이터다. 일라이 릴리의 'SURMOUNT' 임상시험 시리즈는 마운자로가 기존 비만 치료제와 비교해 얼마나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특히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SURMOUNT-1' 연구에서는 마운자로 최고 용량(15mg) 투여군의 평균 체중 감소율이 22.5%에 달했다. 이는 체지방 감소율(33.9%)이 근육량 감소율(10.9%)보다 약 3배 높아 체성분 개선 효과도 확인된 결과다.

 

 또한, 'SURMOUNT-5' 임상시험에서는 마운자로가 위고비 대비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는 점이 시사되었다. 마운자로 투여군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20.2%를 기록하며 기존 연구에서의 위고비 투여군 평균(13.7%)을 크게 앞질렀다. 이는 두 약물 간의 직접 비교 임상은 아니지만, 마운자로가 위고비보다 약 47% 더 높은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는 점을 시사하며, '위고비-마운자로' 경쟁 구도에서 마운자로가 우위를 점하는 결정적인 근거가 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는 마운자로가 비만 치료의 '마의 구간'이라 불리는 20% 체중 감소를 달성하며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이유다.

 

 현재 비만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주사제다. 삭센다, 위고비, 마운자로 모두 주사제 형태로, 체내 흡수율과 생체 이용률을 높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주사제는 환자들이 직접 주입해야 하는 불편함과 주사 공포증 등의 단점이 존재한다. 이러한 이유로 제약사들은 경구용 비만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구용 비만약의 대표적인 예로는 펜터민 성분의 식욕 억제제가 있다. 이 약물은 복용 편의성이 높지만 불면증, 손 떨림, 의존성 등의 부작용이 있어 장기 복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사제와 같은 GLP-1 계열의 경구용 치료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미 경구용 세마글루티드인 '리벨서스(Rybelsus)'를 출시했으며, 일라이 릴리 등 다른 제약사들도 경구용 GLP-1/GIP 이중 작용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경구용 비만약이 상용화될 경우,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 비만 치료의 접근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주사제가 경구용 약물보다 체중 감량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경구용 약물은 위장에서 흡수되는 과정에서 약효가 떨어질 수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핵심 과제로 남아있다.

 

 비만약 시장은 이제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양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의 강력한 효과와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시장을 선점했지만, 마운자로의 등장으로 인해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이에 노보 노디스크는 가격 인하 등 다양한 전략으로 맞대응하며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라이 릴리는 마운자로의 압도적인 임상 데이터를 앞세워 비만 치료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특히 마운자로는 체중 감량 효과 외에도 당뇨병 치료제로서의 효능도 입증되어 다양한 적응증을 통해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경쟁은 국내 제약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도 자체적인 비만 치료제 개발에 나서며 시장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또한,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제품을 도입하거나 위탁 생산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장에 참여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결론적으로, 마운자로의 등장은 비만 치료제 시장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강력한 효과를 가진 주사제들이 경쟁하며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한편, 복용 편의성을 높인 경구용 약물 개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앞으로 비만 치료는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것을 넘어,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동반 질환을 예방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이러한 혁신적인 치료제들의 등장은 만성 질환으로서의 비만을 더욱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

0
유니세프
국민 신문고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