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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위식도 역류 질환(GERD)을 비롯한 위산 관련 질환 치료제 시장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맞고 있습니다. 수십 년간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가 절대적인 강자로 군림해왔지만, 이제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P-CAB)라는 강력한 신흥 세력이 등장하며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이 두 약물군 간의 치열한 경쟁은 제약업계의 핵심적인 이슈로 떠올랐으며, PPI의 오랜 독점 체제를 깨뜨리려는 P-CAB의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 PPI: '전통의 강호'가 쌓아 올린 견고한 아성
PPI(Proton Pump Inhibitor)는 위벽 세포의 양성자 펌프를 비가역적으로 억제해 위산 분비를 강력하게 차단하는 약물입니다. 1980년대 오메프라졸(Omeprazole)을 시작으로 란소프라졸(Lansoprazole), 에소메프라졸(Esomeprazole) 등 다양한 성분의 PPI가 개발되며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역류성 식도염 치료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들은 위산 분비를 90% 이상 억제하는 뛰어난 효능을 바탕으로 라니티딘과 같은 기존 H2 수용체 길항제(H2RA)를 대체하며 시장을 급속도로 확장했습니다. 2019년 라니티딘 불순물 사태 이후에는 해당 시장의 반사이익을 흡수하며 더욱 성장해 그야말로 '철옹성'을 쌓았습니다.
하지만 PPI는 몇 가지 한계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약효 발현이 느려 복용 후 2~3일이 지나야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었고, 약효가 불완전해 야간 산 분비 억제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CYP2C19 효소에 의해 대사되므로 환자 개개인의 유전형에 따라 약효에 차이가 나타나며, 식사 1시간 전에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단점들은 환자의 불편함과 치료 순응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었고, 새로운 약물에 대한 시장의 잠재적 수요를 만들었습니다.
♦ P-CAB: '신속성'과 '지속성'으로 무장한 '도전자의 반격'
P-CAB(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은 위산 분비에 필수적인 칼륨 이온과 경쟁적으로 결합하여 양성자 펌프의 기능을 즉각적으로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의 약물입니다. 2015년 일본 다케다제약이 보노프라잔(Vonoprazan)을 출시하며 P-CAB 시대의 서막을 열었고, 이후 국내에서는 HK이노엔의 케이캡(Tegoprazan)과 대웅제약의 펙수클루(Fexuprazan)가 연이어 출시되며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나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PPI의 단점을 보완하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떠올랐습니다.
P-CAB은 복용 즉시 위산 분비를 억제하여 즉각적인 증상 완화 효과를 제공합니다. 이는 응급성 위장 질환이나 심한 속 쓰림을 겪는 환자들에게 큰 장점이 됩니다. 또한, 강력하고 지속적인 위산 억제 효과를 통해 야간 가슴앓이 증상을 효과적으로 개선합니다. 이는 환자의 수면의 질을 높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합니다. 마지막으로,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어 환자 편의성을 크게 높였습니다. PPI가 식전 복용을 권장하는 것과 달리, P-CAB은 식후에도 효과를 유지해 환자들이 약 복용 시간을 잊거나 놓치는 일을 줄여줍니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P-CAB은 출시 5년 만에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PPI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케이캡은 국내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연간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약물로 자리 잡았으며, 펙수클루 역시 공격적인 마케팅과 함께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 치열해지는 경쟁 속, 제약사들의 전략
P-CAB의 거센 공세에도 불구하고, PPI는 여전히 위산 관련 질환 치료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굳건한 입지를 지키고 있습니다. PPI 시장의 처방액은 여전히 수천억 원 규모를 유지하고 있으며, 제약사들은 P-CAB에 맞서 다양한 전략으로 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먼저, 기존 PPI의 복용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해 구강붕해정, 서방형 제제 등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특히, 제산제 성분이나 다른 약물과의 복합제를 출시하여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합니다. 예를 들어, PPI와 제산제를 결합한 복합제들은 PPI의 느린 약효 발현을 보완하여 빠른 증상 완화 효과를 제공합니다. 또한, PPI 제제들은 위궤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 등 다양한 적응증을 바탕으로 여전히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스피린이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장기 복용 환자의 위장관 출혈 예방 등 PPI만이 가진 독점적인 적응증을 강조하며 시장을 방어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존 글로벌 오리지널 약물 외에 일양약품의 놀텍(Ilaprazole)과 같은 국내 자체 개발 PPI도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놀텍은 기존 PPI보다 반감기가 길고 약물 상호작용이 적다는 장점을 내세워 3세대 PPI로 인정받으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 새로운 도전, '차세대 P-CAB'과 시장의 미래
P-CAB 시장 내에서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HK이노엔의 케이캡이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대웅제약의 펙수클루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추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Zastaprazan)와 같은 또 다른 P-CAB 신약이 출시를 앞두고 있어 시장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P-CAB이 위산 관련 질환 치료의 주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합니다. 특히 위산 역류 증상이 심하거나 PPI에 잘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에게 P-CAB은 매우 효과적인 치료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PPI 역시 오랜 기간 축적된 임상 경험과 다양한 적응증, 그리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여전히 중요한 치료 옵션으로 남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위장 질환 치료제 시장은 단순한 PPI 대 P-CAB의 구도를 넘어, 두 약물군이 각자의 강점을 내세워 경쟁하면서도 공존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쟁은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선택지를 제공하고, 제약사들에게는 혁신적인 신약 개발의 동기를 부여하며 전체 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입니다.
앞으로 이 두 약물군이 서로의 강점을 보완하며 공존할지, 아니면 P-CAB이 PPI의 지위를 완전히 대체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