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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차단술, 5년간 진료비 203% 폭증…과잉시술·방사선 노출 우려
  • 김도균 기자
  • 등록 2025-12-16 08:5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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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신경차단술 진료비가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요양기관에서 시행된 신경차단술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해당 기간 동안 신경차단술 진료비는 1조 6,267억원에서 3조 2,960억원으로 2.03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건강보험 총 진료비가 1.34배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신경차단술 진료비의 증가폭이 훨씬 크다. 2024년 신경차단술을 받은 수진자는 965만명, 시술 건수는 6,504만건에 달했다.

 

신경차단술은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과 주위 조직에 국소마취제와 스테로이드 등 치료 약물을 주입해 통증 신호 전달을 차단하는 시술이다. 통증 완화와 신경 주변 염증, 부종 개선에 효과가 있지만, 감염, 출혈, 신경 손상, 약물 부작용 등 다양한 부작용이 드물게 발생할 수 있다.

 

요양기관 종별로 보면, 상급종합병원을 제외한 모든 기관에서 신경차단술 진료비가 증가했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 증가율이 216.6%로 가장 높았으며, 전체 신경차단술 진료비 중 의원급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83.6%에서 2024년 89.4%로 5.8%p 상승했다. 반면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급의 점유율은 모두 감소했다.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8종 신경차단술별 시행 건수를 보면, 2024년 전체 시행 건수는 6,504만건으로 2020년 3,820만건 대비 1.70배 증가했다. 가장 많이 시행된 시술은 ‘척수신경총, 신경근 및 신경절차단술(바25)’로 3,060만건이었고, 5년간 2.20배 증가했다. 증가율이 가장 높은 시술은 ‘뇌신경 및 뇌신경말초지차단술(바23)’로 2.34배 늘었다.

 

시행 건수가 가장 많은 ‘척수신경총, 신경근 및 신경절차단술(바25)’과 증가율이 가장 높은 ‘뇌신경 및 뇌신경말초지차단술(바23)’ 모두에서 ‘A병원’이 최다 시행기관으로 확인됐다. A병원은 환자 1인당 ‘척수신경총‧근‧절차단술’을 평균 16.73회 시행해 전체 평균(3.89회)보다 4.3배 많았고, ‘뇌신경‧뇌신경말초지차단술’도 8.19회로 전체 평균(2.09회)보다 3.9배 많았다. 특히 ‘삼차신경의 분지(LA341)’ 시술은 5년 연속 A병원이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2024년 신경차단술을 가장 많이 받은 B수진자는 1년간 24개 요양기관에 747회 내원해 1,124회의 시술을 받았다. 이는 전체 환자 평균(5.6회)보다 201배 많은 수치다. 연간 진료비는 6,794만원에 달했다. ‘삼차신경의 분지’ 신경차단술을 가장 많이 받은 C수진자는 1년간 A병원에 105번 내원해 347회 시술을 받았다. 주상병이 삼차신경의 장애, 대상포진 등으로 급여산정 기준(15회)의 예외적용을 받았다.

 

24년 신경차단술 최다수진자 시행 현황[국민건강보험공단제공]

신경차단술 중 일부 부위는 C-Arm 등 방사선 투시장치를 반드시 이용해야 한다. 2024년 기준 ‘척수신경총‧근‧절차단술’ 시행기관 8,401개소 중 4,159개소(49.5%), ‘뇌신경‧뇌신경말초지차단술’ 시행기관 2,805개소 중 1,337개소(47.7%)가 C-Arm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신경차단술 시행기관 중 34.2%가 C-Arm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기관에서 전체 시술의 70.1%가 이뤄진다.

 

신경차단술 1건당 평균 5~10분 시술 중 C-Arm을 통한 방사선 피폭 시간은 최대 1분으로, 환자는 0.034~0.113mSv의 방사선에 노출된다. 최다빈도 환자인 B수진자는 1,124건의 시술로 연간 최소 38.216mSv, 최대 127.012mSv의 방사선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효선량 100mSv를 초과하면 암 발생 위험이 0.5% 증가하며, 8년간 지속적으로 시술을 받을 경우 암 발생 위험이 5% 증가, 30년간 지속 시 사망률이 50%에 이를 수 있다. 참고로 일상생활에서 노출되는 연간 방사선량은 3.8mSv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난치성 두통, 대상포진후신경통 등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이 많은 통증 전문센터의 경우 1인당 시술횟수가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한 명의 환자가 연간 347회 동일 시술을 받는 것은 매우 예외적인 사례로, 진단의 적정성, 환자 통증 평가, 시술 후 효과 기록, 신경차단술 외 약물·물리·심리치료 등 다학제적 접근 필요성을 강조한다. 과다한 신경차단술 시술은 국소마취제 및 부신피질호르몬제 부작용, 감염, 신경손상, 혈종 등 합병증과 누적 방사선량에 따른 발암 위험, 심리적 의존 등 건강에 위해를 끼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앞으로도 신경차단술을 비롯한 주요 질환의 의료이용 분석을 지속하고, 과잉시술로 인한 부작용 예방과 국민 건강 관리를 위해 급여기준 관리 및 표준 진료지침 마련에 힘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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