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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Doc Drug] 대한민국 바이오시밀러, 세계 시장 지각 변동의 핵심 동력으로
  • 박정민 기자
  • 등록 2025-12-10 08:5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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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바이오시밀러 산업은 이미 글로벌 제약 시장의 핵심 주역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2010년대 초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나선 이후, 한국 기업들은 개발 역량과 압도적인 생산 능력, 그리고 선제적인 인허가 전략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킹'으로 불릴 만한 위상을 구축했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24년, 대규모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와 함께 본격적인 성숙기에 진입하며 약 300억 달러(300억~360억 달러 수준, 조사 기관별 상이) 규모를 형성했다. 이는 고가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비용 절감 대안으로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전 세계적인 수요 증가가 직접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이러한 추세는 향후 10년간 지속되어, 2034년경에는 시장 규모가 1280억 달러~1750억 달러 이상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2024년 기준 단일클론항체 바이오시밀러가 약 122억 달러 규모로 전체 시장의 3분의 1 이상(37.3%)을 차지하며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K-바이오시밀러의 핵심 경쟁력은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고품질 제품을 신속하게 시장에 출시하는 능력이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중심으로, 한국 기업들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휴미라(아달리무맙)'와 '스텔라라(우스테키누맙)',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애플리버셉트)' 등 초거대 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후속 파이프라인을 완성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미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인플릭시맙)'의 성공을 기반으로, 투여 편의성을 극대화한 피하주사(SC) 제형의 '램시마SC'를 통해 오리지널을 뛰어넘는 '바이오베터' 지위를 확보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휴미라, 엔브렐, 허셉틴 등의 바이오시밀러 다수를 유럽과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상업화하며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2024년의 주요 개발 동향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시장 본격 진입과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허가 경쟁 가속화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2024년 미국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며 시장 경쟁에 가세했고,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는 2024년에 가장 승인이 많았던 주목할 만한 제품군으로 떠올랐다.

 

인허가 측면에서 한국의 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한국은 현재까지 미국 FDA로부터 누적 18개의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획득하여,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허가 건수를 보유한 국가다. 이는 한국 기업들의 임상 및 품질 관리 능력이 글로벌 최고 수준임을 입증하는 명확한 지표이며, 국내 규제 당국인 식약처의 유연하고 선제적인 글로벌 기준 도입 역시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강력한 전략적 발판이 되고 있다.

 

K-바이오시밀러의 수출 실적은 곧 글로벌 시장 점유율로 이어진다. 2022년 국내 바이오시밀러 수출 실적은 약 14억 6,869만 달러로 급증했으며, 이는 유전자재조합의약품 생산 실적을 2조 원대로 끌어올리는 주된 요인이었다.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주요 제품들이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을 빠르게 대체하며 수출을 견인했다.

 

지역별 시장 동향(2024년 기준)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변화가 감지된다. 

유럽 시장은 2024년 약 120억 달러 규모로, 전체 시장의 36.5%를 차지하며 여전히 최대 시장 지위를 유지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이 지금까지 130개 이상의 바이오시밀러를 승인하는 등 우호적인 규제 환경과 높은 채택률이 성장을 뒷받침했다. 한국 기업들은 이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자랑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아시아태평양 시장은 2024년 약 93억 달러 규모(28.5%)로 두 번째 큰 시장을 형성했다. 경제 성장, 규제 완화, 그리고 의료 접근성 개선이 성장의 주요 동력이다. 북미 시장은 2024년 약 86억 달러 규모(26.3%)로 유럽과 아시아태평양에 뒤처지지만, 가장 빠른 성장세가 예상되는 지역이다. 2024년 8월까지 미국 시장에 출시된 바이오시밀러는 43개에 달하며, 이는 미국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잠재력을 보여준다. 


특히, 2035년 전망에서는 북미 시장이 연평균 11.6%의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하며 288억 달러 규모로 확대되어 글로벌 최대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K-바이오시밀러 기업들에게 향후 수년간 최대의 기회가 될 것이다.

 

K-바이오시밀러 산업의 미래는 '초격차' 확보에 달려 있다. 휴미라, 스텔라라 등 초대형 블록버스터의 특허 만료 러시가 계속되면서 시장 규모는 커지겠지만, 동시에 후발 주자들의 진입으로 가격 경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은 다음과 같은 전략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첫째, 제형 혁신 및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요하다. '램시마SC'와 같은 투여 편의성 개선 제품은 환자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제공하며 오리지널 제품을 대체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또한, 자가면역 및 항암제를 넘어 안과, 골 질환 등 다양한 치료 영역으로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둘째, 공급망 및 원가 경쟁력 강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세계 최대 규모의 CDMO 생산 기지를 보유한 것은 한국 바이오시밀러 산업의 독보적인 강점이다. 이 시너지를 통해 안정적인 대량 공급과 원가 절감을 실현하는 것이 치열한 가격 경쟁을 이겨낼 핵심 기반이다. 


셋째, 글로벌 파트너링 및 정책 대응이 중요하다. 미국 시장에서의 '호환성(Interchangeability)' 지위 획득과 같은 규제적 이점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전략이 중요하며, 각국의 까다로운 보험 및 처방 정책에 맞춰 유통망과 마케팅 파트너십을 강화해야 한다.

 

기술력과 생산 능력, 선제적 시장 진입 전략을 바탕으로 한국은 향후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 엔진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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