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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취약지 MRI 장벽 낮추고…영상의학과 전문의 병원에 상주하지 않아도 된다
  • 김도균 기자
  • 등록 2026-02-07 06:3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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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진단 인프라 격차 해소 위해 「특수의료장비 규칙」 개정안 입법예고 전문의 구인난·원격 판독 기술 발전 반영…의료 사각지대 해소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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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의료취약지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온 첨단 영상검사 장비 운영의 문턱이 대폭 낮아질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6일, 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MRI)를 설치한 의료기관의 영상의학과 전문의 근무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특수의료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는 장비는 있으나 인력을 구하지 못해 가동을 멈춰야 했던 지방 중소병원과 의료취약지의 현실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동안 MRI 등 특수의료장비를 설치·운영하려는 의료기관은 엄격한 인력 배치 기준을 준수해야 했다. 현행 시행규칙에 따르면, MRI를 운영하는 병원은 반드시 영상의학과 전문의 1명 이상을 전속으로 두어야 하며, 해당 전문의는 주 4일, 주 32시간 이상 근무해야만 한다. 

 

그러나 최근 의료계 현장에서는 이러한 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MRI 설치 대수와 검사 건수는 비약적으로 증가한 반면, 이를 담당할 영상의학과 전문의 공급은 한정되어 있어 극심한 구인난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 외곽이나 의료취약지에 위치한 의료기관들은 높은 연봉을 제시하고도 전속 전문의를 채용하지 못해 장비를 도입하고도 사용하지 못하거나, 기준 미달로 행정 처분을 받는 등 운영에 큰 차질을 빚어왔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전문의의 근무 형태를 '전속'에서 '비전속'으로, 근무 시간은 '주 4일 32시간'에서 '주 1일 8시간'으로 전격 완화한 점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의료기관은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주 1회 방문하여 8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만으로도 MRI를 적법하게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기술적 진보와도 궤를 같이한다. 과거와 달리 고도화된 원격 판독 시스템이 보편화되면서, 전문의가 반드시 병원에 상주하지 않더라도 영상 데이터 공유를 통해 정확한 판독과 품질 관리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의료계는 이번 조치가 물리적인 인력 배치 압박을 줄이면서도 진료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보건복지부 곽순헌 보건의료정책관은 "이번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의료취약지 내 의료기관들이 MRI를 원활하게 운영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의 영상검사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단순히 기준을 완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비의 질적 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곽 정책관은 "향후 의료계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여 특수의료장비의 시설 기준을 추가로 개선하고, 영상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품질관리제도 강화 방안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인력 기준 완화가 자칫 진료의 질 저하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의지로 해석된다. 

 

이번 개정안은 오는 3월 18일까지 약 40일간의 입법예고 기간을 거친다. 보건복지부는 이 기간 동안 국민과 관련 단체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 후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의견이 있는 개인이나 단체는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또는 국민참여입법센터를 통해 온라인으로 의견을 제출할 수 있으며, 우편이나 팩스 접수도 가능하다. 개정안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보건복지부 누리집 내 '정보-법령-입법/행정예고'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필수의료 체계 강화와 지역 간 의료 격차 해소라는 정부의 정책 기조를 반영한 실질적인 규제 혁신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법안이 최종 확정되면 지방 소도시 환자들이 MRI 촬영을 위해 대도시 원정 진료를 떠나야 했던 불편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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