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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로 인한 비극적인 사망 사고가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대폭 강화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15일, 아동학대 의심 사망사건에 대한 심층 분석과 보호 대상 아동에 대한 지자체의 후견인 선임 활성화 등을 골자로 하는 「아동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학대 피해 아동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부모 등 보호자가 없는 아동의 법적 권익을 국가가 보다 적극적으로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번 개정법률안의 핵심 중 하나는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아동학대 의심 사망사건’에 대한 실질적인 분석 권한을 부여한 것이다. 그동안 아동학대 사망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민간 전문가 등을 중심으로 한 사례 분석이 이루어지기도 했으나, 법적 근거가 미비하여 관련 자료 확보나 면담 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개정안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장관은 사망 원인 분석을 위해 관련자 면담 및 자료 요청 등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를 전문적으로 심의하기 위한 '아동학대 의심 사망사건 분석특별위원회'가 설치 및 운영될 예정이다.
이러한 체계적인 분석 시스템을 통해 아동학대 사망 사건의 이면에 숨겨진 사회적, 행정적 빈틈을 심층적으로 파악하고, 단순한 처벌을 넘어 실효성 있는 제도적 개선점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유사한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방역 체계’를 구축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현행 제도하에서는 학대 행위로 처벌을 받는 사람과 복지적 차원에서 사례 관리가 필요한 보호자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아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번 개정안은 이를 바로잡기 위해 ‘아동학대 사례관리 대상자’라는 용어를 새롭게 정의했다.
기존 「아동학대처벌법」상의 ‘아동학대 행위자’가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와 공범을 의미한다면, 이번에 신설된 ‘아동학대 사례관리 대상자’는 복지적 관점에서 사례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성인을 지칭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용어 구분을 통해 사례 관리 대상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오인할 수 있는 문제를 개선하고, 부모 교육이나 상담 등 복지적 지원이 필요한 이들에게 보다 충실한 사례 관리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동학대 관련 정보의 보존 기간을 정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되어 체계적인 이력 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동학대 관련 범죄를 저지른 이들에 대한 사회적 격리 조치도 강화된다. 개정안은 취업 제한 명령을 선고받은 자가 취업할 수 없는 기관에 ‘대안교육기관’을 명시적으로 포함했다. 이는 정규 학교 외의 공간에서도 아동들이 폭넓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안전망을 확대한 조치다.
이와 함께 취업 제한 명령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확인하는 사무를 해당 기관을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하여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다만 이 행정 사무의 이양은 지자체의 준비 기간을 고려해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지자체의 '공적 후견' 기능도 대폭 강화된다. 지자체장이 친권 상실 선고 청구나 후견인 선임 청구를 해야 하는 사유를 구체화함으로써, 연고가 없는 아동에 대한 지자체의 책임을 명확히 했다. 특히 보호자가 없는 기아(棄兒)를 발견했을 때 지자체장이 즉시 후견인이 되도록 하는 근거를 마련하여, 법적 보호의 공백 기간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이번 개정 법률안은 향후 국무회의 상정 및 의결을 거쳐 공포되며,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법 시행에 맞춰 하위법령 개정 및 특별위원회 구성 등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은성호 보건복지부 인구사회서비스정책실장은 "이번 개정은 아동이 겪는 위험을 심층 분석하여 보호 체계의 근본적인 개선점을 도출하고, 지자체의 역할을 강화하여 아동의 권익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법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모든 아동이 안전한 환경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제도를 다듬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법제화가 매년 되풀이되는 아동학대의 비극을 멈추고,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계층인 아동들을 위한 견고한 울타리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