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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바이오헬스산업이 엔데믹 이후의 일시적 정체를 완전히 탈피하고 '수출 300억 달러'라는 역사적 이정표를 향해 진격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바이오헬스산업 수출 2025년 동향 및 2026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6년 국내 바이오헬스 수출액은 전년 대비 9.0% 성장한 304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2016년 100억 달러, 2020년 200억 달러 돌파에 이어 불과 6년 만에 다시금 새로운 앞자리를 갈아치우는 쾌거다.
2025년은 국내 바이오헬스산업이 질적·양적 성장을 동시에 이룬 한 해로 평가받는다. 2025년 예상 수출액은 279억 달러로 전년 대비 10.6% 증가하며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특히 의약품(105억 달러, +13.8%)과 화장품(114억 달러, +12.0%)이 수출 전반을 견인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25.2Q 74억 달러)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시장의 대전환이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아시아/퍼시픽 중심의 수출 구조가 북미와 유럽으로 급격히 다변화된 것이다. 실제 2025년 북미 수출액은 56억 달러로 2016년 대비 무려 5.1배나 폭증했으며, 유럽 역시 4.0배 성장한 96억 달러를 기록하며 주력 시장으로 부상했다. 이는 단순한 물량 확대를 넘어 선진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신뢰도가 본궤도에 올랐음을 의미한다.
2026년은 바이오헬스산업이 우리나라 수출 8위 산업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주요 산업별 전망은 다음과 같다.
■ 의약품: 바이오시밀러 '슈퍼 사이클'의 도래
의약품 수출은 전년 대비 10.5% 증가한 11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바이오시밀러 슈퍼 사이클' 진입이 강력한 동력이다. 향후 5년간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의 특허 만료가 가속화되면서 약 2,2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5공장 가동 등 세계 최고 수준의 CDMO(위탁개발생산) 역량과 2025년 한 해에만 5건의 FDA 승인을 획득한 국산 바이오시밀러의 공세는 북미와 유럽 시장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릴 전망이다. 다만, 미국 신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과 유럽 입찰 시장의 경쟁 심화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 화장품: K-Culture를 등에 업은 영토 확장
화장품은 125억 달러(+9.9%)를 수출하며 바이오헬스 내 최대 수출 분야로 올라설 전망이다. 'K-콘텐츠'의 세계적 확산은 한국식 메이크업과 스킨케어에 대한 관심을 실질적인 구매로 연결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한국 화장품의 최대 수출국으로 우뚝 섰으며, 온라인 판매의 55%를 차지할 만큼 압도적이다.
주목할 점은 중남미(+18.1%)와 중동/아프리카(+24.6%) 등 신흥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다. SNS와 숏폼 마케팅에 민감한 글로벌 Z세대가 가성비와 품질을 동시에 갖춘 K-뷰티에 열광하면서, 과거 아시아 편중 구조에서 벗어나 진정한 '글로벌 뷰티 강국'으로 진화하고 있다.
■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케어와 미용 기기의 시너지
의료기기 수출은 62억 달러(+4.5%)로 전망된다. 고령화에 따른 예방 의료 수요 증가로 초음파 영상진단기와 방사선 촬영기기 등 전통적 강점 품목이 여전히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K-뷰티 열풍과 맞물린 미용 의료기기(레이저 등)의 수요 확대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다.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의 의료 인프라 확충 정책 또한 국내 기업들에 큰 기회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26년은 그 어느 때보다 대외 통상 파고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강화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약가 인하 압박은 국내 기업들에 직접적인 위협이다. 또한 유럽의 의료기기 규제(MDR/IVDR) 정착과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 역시 시장 진입 장벽을 높이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은 다음과 같은 전략적 고도화가 필요하다.
첫째,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하여 보호무역 장벽을 우회하고, 각국 규제 변화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 단순 시밀러를 넘어 항체-약물 접합체(ADC) 및 신약 등 고부가가치 모달리티(Modality) 선점이 시급하다.
셋째, 기술력은 있으나 규제 대응력이 부족한 중소 기업을 위해 국가 차원의 인허가 컨설팅과 해외 인증 바우처 지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바이오헬스산업은 이제 단순한 유망 산업을 넘어 대한민국 수출을 지탱하는 핵심 엔진으로 성장했다. 2026년 '300억 달러 시대'의 개막은 한국 바이오산업이 글로벌 주류 시장(Mainstream)으로 도약하는 결정적 순간이 될 것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 환경 속에서도 '품질 경쟁력'과 '시장 다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면, K-바이오헬스의 영토 확장은 2026년을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길로 들어설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