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정 양립에는 주 4일제보단 '유연근무제'가 더 적합"
독일 제약사 머크 부사장·한국머크 대표, AEPC 여성경제회의 인터뷰
"유연근무제, 업무효율 높이고 가족 친화적 사내 문화 조성 기여"
"일·가정 양립에는 주 4일제보단 '유연근무제'가 더 적합". 12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여성경제회의(WEF)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분휘 이 머크 헬스케어 외부전략협력·파트너십글로벌 부사장(왼쪽)과 크리스토프 하만 한국머크 헬스케어 대표. 2025.8.12 [여성가족부 제공. 연합뉴스 사진] (끝)
"일주일에 4일 출근해도 자녀가 근무일에 아프면 아이를 돌볼 수 없겠죠. 주4일제보다는 유연근무제가 일·가정 양립에 더 적합한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독일 제약사 머크 헬스케어의 외부전략협력·파트너십글로벌 부문을 총괄하는 분휘 이 부사장은 12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여성경제회의(WEF)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인구 문제 해결을 위해 육아돌봄 서비스, 직장의 복지제도, 금융 정책, 출생률 정책 등 4가지 모두가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한국에서 일·가정양립을 위해 주4일제가 논의되고 있는 것을 두고 "유감스럽지만 근로 시간 단축만으로는 저출생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부사장은 "주4일제보다는 직원의 스케줄에 따른 여러 형태의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에 따르면 머크사는 노동자가 근무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시간제', 직원들끼리 직무를 나누는 '직무 공유형', 오전·오후 근무를 나누는 '파트타임제' 등 다양한 형태의 유연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
유연근무제는 노동자의 업무효율을 높이고 가족 친화적 사내 문화를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고 그는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제도 도입을 위해 노동자, 고용주, 정부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모여 각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대화를 나눌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머크사 한국 사업부를 이끄는 크리스토프 하만 한국머크 헬스케어 대표도 참석했다.
하만 대표는 "한국의 직장에는 일·가정 양립을 위한 우수한 제도가 많지만, 직원들이 회사의 눈치를 보느라 제도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에 한 한국의 여성 고위 공무원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이가 아파서 휴가를 내야 하는데 눈치가 보여서 자신이 아프다고 거짓말을 하고 병가를 낸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직원들이 편하게 자신이 필요한 것을 직장에 말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기사발신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