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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야외활동 증가와 고령층 한랭질환 비상, 철저한 대비가 생명이다
  • 강태호 기자
  • 등록 2026-02-14 05:5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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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청장 임승관)이 다가오는 설 연휴를 맞아 야외활동 증가에 따른 한랭질환 주의를 강력히 당부했다. 2026년 2월 13일 발표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 2025~2026절기 감시 결과 고령층과 치매 환자, 그리고 음주 상태의 환자들이 한랭질환의 핵심 고위험군으로 드러났다. 단순한 추위 예보를 넘어 인구 구조 변화와 명절 특수성이 결합된 보건 위기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절기(25.12.1~26.2.11) 발생한 한랭질환자는 총 329명에 달한다. 주목할 점은 환자 10명 중 6명에 가까운 56.8%가 65세 이상 고령층이라는 사실이다. 특히 80세 이상 연령대에서는 환자 수 110명, 사망자 8명이 발생하며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피해를 기록했다.

 

이러한 현상은 노화에 따른 생체 조절 기능의 저하와 직결된다. 고령자는 일반 성인에 비해 추위로 인한 열손실을 방어하거나 보상하는 기능이 낮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여기에 치매라는 변수가 더해지면 상황은 더욱 치명적으로 변한다. 이번 감시 결과, 한랭질환자 중 치매 환자 비율은 17.0%였으나 사망자 중 치매 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5.7%로 두 배 이상 높았다. 치매 환자는 추위를 인지하고 대응하는 속도가 늦을 수 있어 중증 및 사망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이 설 연휴를 앞두고 특별히 주의를 당부한 이유는 명절 기간의 활동 패턴 변화에 있다. 성묘, 산행 등 평소보다 장시간 야외에 머무는 활동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는 고령층뿐만 아니라 청년층을 포함한 전 연령층이 한랭질환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과거 감시자료에서 드러난 '음주' 관련 데이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년도 전체 환자의 21.3%가 음주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는데, 술을 마시면 체온 저하를 인지하지 못하게 되어 한랭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명절 분위기에 편승한 음주 후 야외 활동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전국 512개 응급의료기관을 통한 감시 체계 결과를 살펴보면 지역별 발생 편차도 뚜렷하다. 경기도가 63명으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했으며 경북(42명), 인천(36명), 강원(30명) 순으로 나타났다. 사망자의 경우 경북(4명), 전남(3명) 등 남부 지방에서도 적지 않게 발생했다는 점은 기온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이라 할지라도 한파에 대한 대비가 소홀할 경우 언제든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발생 장소 또한 눈여겨볼 대목이다. 실외 발생이 74.2%로 대다수를 차지하며 특히 '길가'에서의 발생이 23.4%로 가장 높았다. 이는 고령자가 이동 중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나 신체 능력 저하로 고립될 때의 위험성을 잘 보여준다. 실내 발생 역시 25.8%에 달해 주거지 내에서의 적절한 난방과 보온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입증한다.

 

질병관리청은 단순한 방한 대책을 넘어 구체적인 생활 수칙 준수를 강조하고 있다. 우선 실내에서는 가벼운 운동을 병행하며 물을 자주 섭취하여 신체 리듬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실내 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하되 공기가 너무 건조해지지 않도록 적절한 습도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야외 활동 시에는 연령에 상관없이 철저한 방한복 착용과 체온 유지가 필수적이다. 특히 장갑, 목도리, 모자, 마스크 등 노출 부위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한 용품을 반드시 잊지 말고 착용해야 한다. 무엇보다 당뇨,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복용하는 약물이 신체의 온도 조절 기능을 저해하여 한랭질환에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미리 의사와 상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인지장애가 있는 고령자에게는 가족의 세심한 보온 조치와 보살핌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 될 것이다.

 

이번 질병관리청의 발표는 '국가 기후적응 역량 강화'라는 국정과제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해 한파의 양상이 불규칙해지는 상황에서 '한랭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와 같은 데이터 기반의 대응은 필수적이다.

 

통계 수치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의 인식 변화다. 고령층의 한랭질환은 개인의 부주의가 아닌 신체적·인지적 취약성이 겹쳐 발생하는 사회적 위험이다. 이번 설 연휴 동안 고향에 계신 부모님의 안부를 묻고 방한 상태를 점검하는 것은 단순히 명절 인사를 넘어 생명을 지키는 보건 활동의 시작이다. 정부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시민들은 예방 수칙을 철저히 준수함으로써 안전한 설 명절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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