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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 세계 정신건강의학계는 이른바 ‘무스카린 혁명’의 정점에 서 있다. 1950년대 클로르프로마진 발견 이후 70년 넘게 시장을 독점해온 도파민 억제 기전이 저물고, 뇌 속 아세틸콜린 수용체를 자극하는 새로운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의 혁신 신약 코벤피(Cobenfy)가 있으며, 이 약물은 미국 시장의 성공적 안착을 넘어 전 세계 표준 치료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코벤피는 2024년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이후 불과 2년 만인 2026년 현재, 연 매출 15억 달러(한화 약 2조 원)를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2024년 말,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혔던 애브비(AbbVie)의 엠라클리딘이 임상 2상에서 유의미한 수치를 도출하지 못하며 개발에 난항을 겪게 되자, 코벤피의 독주 체제는 더욱 공고해졌다. 현재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무스카린 수용체를 타깃으로 실제 처방이 가능한 약물은 사실상 코벤피가 유일하며, 이는 BMS가 조현병 치료제 시장의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하는 계기가 되었다.
국내 환자들이 코벤피를 정식으로 처방받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현재 한국BMS제약은 국내 주요 대형 병원에서 한국인 대상 유효성을 검증하는 가교 임상을 진행 중이며, 동시에 알츠하이머병 관련 정신증(ADP)을 타깃으로 하는 글로벌 3상 임상인 ‘MINDSET’ 및 ‘ADEPT’ 연구도 국내에서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의료계와 제약업계에서는 코벤피의 국내 도입 시점을 2030년경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단순히 조현병 치료제로서의 허가뿐만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알츠하이머 정신증 적응증 확대 데이터를 모두 확보하여 ‘완성형 약물’로서 한국 시장에 상륙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한국 시장의 특성상 조현병 단독보다는 치매 관련 정신병증 치료제로서의 가치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2026년 현재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코벤피는 고령의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서도 뛰어난 증상 개선 효과를 입증하고 있어, 2030년 출시 시점에는 조현병과 치매 정신증을 아우르는 전천후 치료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기존 도파민 타깃 약물들과 코벤피의 가장 큰 차이는 환자가 감내해야 하는 부작용의 질에 있다. 기존 치료제들은 뇌의 도파민 수용체를 직접 차단하여 증상을 억제하지만, 그 대가로 환자에게 심각한 대사 장애를 안겨주었다. 식욕 조절 실패로 인한 급격한 체중 증가, 당뇨병 발병 위험, 그리고 파킨슨병 환자처럼 몸이 뻣뻣해지거나 손이 떨리는 운동 장애는 환자들이 치료를 중단하게 만드는 치명적인 원인이었다.
반면 코벤피는 도파민 수용체를 직접 건드리지 않고 뇌의 무스카린 수용체를 활성화하여 신경전달의 균형을 맞춘다. 이 덕분에 기존 약물의 고질적 문제였던 체중 증가와 운동 장애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코벤피 역시 새로운 기전에 따른 특유의 불편감이 존재한다. 주성분인 자노멜린이 뇌뿐만 아니라 위장관계 수용체도 자극하기 때문에, 복용 초기 환자들은 메스꺼움, 구토, 변비와 같은 소화기계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은 복용 초기 2~4주가 지나면 대개 완화되며, 대사 장애와 같은 영구적인 신체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료진과 환자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2026년은 조현병 치료가 단순히 증상을 억누르는 것에서 환자의 사회적 복귀와 삶의 질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진화한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다. 비록 한국 상륙까지 2030년이라는 기다림이 필요하지만, 알츠하이머 정신증까지 아우르는 무스카린 기전의 등장은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약 부작용에 시달리지 않는 평범한 일상이라는 가장 큰 선물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