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명 무더기 유급'…'빅5' 성균관대·울산대도 "대부분 안 와"
가톨릭관동대·경상국립대 유급률 80∼90%…전북대·원광대 70%대
내년 1학년 수업대책 마련 부심…분반·온라인 수업 등 검토
'의대 상황은?' 대다수 의대가 지난달 말 유급 데드라인을 지나며 7일까지 구체적인 처분 현황과 향후 계획을 보고할 예정이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2025.5.7[연합뉴스 사진]
결국 의대생 10명 중 4명도 돌아오지 않았다.
9일 교육부가 전국 40개 의대로부터 제출받은 의대생 유급·제적 현황에 따르면 전체 재학생 1만9천475명 중 올해 1학기 최대 수업 참여 대상은 34.4%인 6천708명에 그쳤다.
이달 7일 자로 유급이 확정된 인원은 8천305명, 제적 대상 인원은 46명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취재 결과 이른바 '빅5' 병원에 속한 성균관대와 울산대 역시 대부분 학생이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성균관대는 학기의 4분의 1선에 해당하는 지난달 1일까지 재학생이 대부분이 복귀하지 않아 유급 처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울산대 역시 유급 대상 학생 수를 정확히 밝히긴 어렵지만, 상당수 학생이 유급 확정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가톨릭관동대는 전체 재학생 대비 유급 대상자 비율이 85∼90%, 경상국립대는 86%가량이라고 전했다. 군 휴학자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복귀자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전북대는 전체 재학생 대비 78%, 원광대는 75%, 계명대는 61%가 유급될 것으로 집계됐다.
충북대는 행정적으로는 유급 대상자가 없다면서도 "본과 3, 4학년생은 학기 초부터 실습과목을 매주 수강해야 진급 또는 졸업을 할 수 있으나 수강신청도 하지 않아 사실상 유급과 다름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결국 제적이라는 '최악의 상황'만 오지 않는다면 대다수는 수업 거부 방식의 투쟁을 지속하기로 한 셈이다.
다만 순천향대와 인제대는 학생들이 거의 전원 복귀했다고 밝혔다.
이들 학교는 학칙상 한 달 이상 무단결석 시 유급이 아니라 제적 처분을 받기 때문에 의대생 신분을 잃을까 우려한 학생들이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
학생 유급 처리 앞둔 의대. 대다수 의대가 지난달 말 유급 데드라인을 지나며 7일까지 구체적인 처분 현황과 향후 계획을 보고할 예정이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2025.5.7[연합뉴스 사진]
의대는 학년제로 학사과정이 짜여 있기 때문에 유급이 확정된 경우 2학기에는 복학할 수 없다.
이에 내년 1학년에 24·25·26학번이 겹치는 상황이 불가피해졌다.
올해 복학생과 군 휴학자 등을 제외하면 내년 신입생을 포함한 1학년 수는 6천여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각 의대는 이제 학생들에게 복귀를 호소하는 대신 이미 수업을 듣고 있는 의대생 교육에 집중하는 한편 내년 1학년에 여러 학번이 수업받게 되는 상황에 대비하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전남대와 연세대 미래캠퍼스는 분반 수업을 검토 중이다.
연세대 미래캠퍼스 관계자는 "(여러 학번의 학생들을) 한꺼번에 수업하는 일은 없을 것이고, 학번을 나눠서 수업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성균관대는 "일단 1학년 수업은 대부분 교양 과목으로 이뤄져 있어 진행 자체가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들이 본과로 진학해) 전공 수업을 받게 될 경우 한꺼번에 많은 학생을 수용하기 어려울 수 있어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대는 "구체적인 학사 운영 계획은 아직 확정 안 됐으나 실습 과목 분반, 예과 온라인 수업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계명대는 "수업 공간은 충분하지만, 문제는 교수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고은지 노승혁 김용태 박세진 정찬욱 이율립 박성제 양지웅 김호천 김솔 장보인 장아름 나보배 이영섭 박정헌 천경환 홍현기)
[기사발신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