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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병혁의 야구세상] 만년 하위 한화·롯데의 돌풍…어게인 1992·1999 가능할까
  • 정민호
  • 등록 2025-05-09 08: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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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병혁의 야구세상] 만년 하위 한화·롯데의 돌풍…어게인 1992·1999 가능할까


1992년 한화 꺾고 우승한 롯데…1999년 롯데에 설욕한 한화


단독 선두로 나선 한화 선수단단독 선두로 나선 한화 선수단 [한화 이글스 제공. 연합뉴스 사진] 


만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던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올 시즌 돌풍이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최강 마운드를 앞세워 파죽의 9연승을 달린 한화는 7일 마침내 LG 트윈스까지 따돌리고 단독 선두로 나섰다.


한화가 정규시즌 30경기 이상 치른 시점에서 단독 1위가 된 것은 2007년 6월 이후 무려 18년 만의 호성적이다.


롯데의 상승세도 예사롭지 않다.


매년 시즌 초반 반짝했다가 곧바로 가라앉는 바람에 '봄데'라는 별명까지 붙은 롯데지만 올해는 화끈한 팀 타선에 힘입어 3위에서 상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돌풍을 이어가는 롯데 선수단돌풍을 이어가는 롯데 선수단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사진] 


전반기 흥행 열기에 불을 지피는 한화와 롯데는 KBO리그에서도 팬들의 충성도가 가장 높은 팀이다.


우승하지 못한 기간이 가장 긴 롯데와 한화는 오랫동안 하위권에서 헤맸지만, 팬들이 포기하지 않고 헌신적인 응원을 보내는 팀으로 유명하다.


1982년 프로야구 창설 멤버인 롯데는 지난 43년 동안 고작 두 차례 우승했다.


전설적인 투수 최동원이 혼자 4승을 거뒀던 1984년과 고졸 신인 염종석이 활약했던 1992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1986년 KBO리그 7번째 구단으로 창단한 한화 이글스(당시 구단명은 빙그레)는 1999년 딱 한 번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이후 롯데는 33년간, 한화는 26년 동안 우승 맛을 보지 못했다.


1984년 첫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롯데1984년 첫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롯데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사진]


공교롭게도 롯데가 마지막 우승을 차지한 1992년 한국시리즈 파트너는 한화였다.


당시 한화는 투타에서 압도적인 전력으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해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반면 정규리그 3위였던 롯데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 라이온즈, 플레이오프에서는 해태 타이거즈(KIA의 전신)를 꺾고 한국시리즈에 올라 한화마저 4승 1패로 격파했다.


양대 리그가 시행된 1999년에는 한화가 롯데를 꺾고 감격스러운 첫 우승을 차지했다.


매직리그 2위였던 한화는 드림리그 1위 두산 베어스를 플레이오프에서 4승 무패로 완파하고 한국시리즈에 선착했다.


1999년 한화-롯데의 한국시리즈1999년 한화-롯데의 한국시리즈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사진]


드림리그 2위였던 롯데는 매직리그 1위 삼성에 1승 3패로 뒤졌다가 막판 3연승으로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하며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기세상으로는 롯데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한화는 4승 1패로 롯데를 제압하고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후 한화는 류현진이 신인이던 2006년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삼성에 1승 1무 4패로 패했다.


롯데는 1999년 이후 한국시리즈 무대를 아예 밟지 못했다.


또한 롯데는 2017년, 한화는 2018년을 마지막으로 가을야구조차 참가하지 못했다.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한화 이글스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한화 이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사진]


그러던 두 팀이 올해는 초반부터 상위권에서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화는 막강 5인 선발과 김서현을 비롯한 철벽 불펜에 힘입어 리그 최강 마운드를 구축했다.


'소총부대' 롯데는 팀 타율 0.286으로 전체 1위인 타선이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다만 공격의 선봉에 섰던 전민재와 황성빈이 최근 부상으로 당분간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그런데도 한화와 롯데는 예년처럼 만만하게 볼 수 있는 팀 전력이 결코 아니다.


팬들의 폭발적인 성원 또한 선수들의 힘을 더욱 북돋우고 있다.


1992년과 1999년처럼 한화와 롯데가 올 한국시리즈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지는 아직 장담하기 이르다.


하지만 모처럼 올 가을야구에서는 양 팀 팬들의 함성이 마음껏 터져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기사발신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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