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 없고 엘리베이터 좁아도 재건축…더 낮아진 안전진단 문턱
6월부터 '재건축진단'으로 개명…'주거환경' 평가비중 30→40%로
무허가 건물도 노후도 산정에 반영…재개발도 더 빠르게
서울 아파트.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아파트. 2024.10.17 [연합뉴스 사진]
아파트 재건축이 필요한지 여부를 평가하는 재건축진단(옛 안전진단)에서 '주거환경' 평가 비중이 10년 만에 다시 40%로 높아진다.
당장 안전에 큰 문제가 없더라도 층간소음이나 주차난이 심하면 재건축진단을 통과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주거환경'이 얼마나 안 좋은지 평가하는 세부 항목에는 조경 등 녹지환경, 엘리베이터, 주민공동시설을 추가한다.
국토교통부는 '주택 재건축 판정을 위한 재건축진단 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오는 6월 4일부터 안전진단에서 이름을 바꾼 재건축진단 제도가 시행되는 데 따른 것이다.
6월부터는 아파트를 지은 지 30년이 넘었다면 재건축진단을 통과하지 않아도 추진위원회와 조합을 설립해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다. 재건축진단은 사업시행계획인가 전에만 통과하면 된다.
평가 항목도 바꾼다.
현재 안전진단 평가 항목 비중은 구조안전성 30%, 주거환경 30%, 설비노후도 30%, 비용분석 10%다. 점수를 매긴 뒤 가중치를 둬 합산한다.
앞으로는 주거환경 평가 비중을 40%로 확대하고 구조안전성 30%, 설비노후도 30%를 적용한다. 비용분석 가중치는 제외한다.
주거환경 평가 비중이 40%로 높아지는 것은 2015년 이후 10년 만이다.
다만 주민이 요청하는 경우 평가 가중치를 지금과 똑같이 적용할 수도 있다.
주거환경 세부 평가항목에는 ▲ 주민공동시설 ▲ 지하 주차장 ▲ 녹지환경 ▲ 승강기 ▲ 환기 설비 ▲ 대피 공간 ▲ 단지 안전시설을 추가한다.
이렇게 하면 지하주차장이 없어 지상 통행이 불편하거나, 조경이 충분하지 않거나, 엘리베이터가 비좁아 확장하기 어려운 노후 아파트의 재건축이 더 쉬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의 ▲ 일조환경 ▲ 실내공간 ▲ 도시미관 항목은 세대 내부환경, 공용부분 환경으로 통합해 종합적으로 평가하도록 했다.
6월부터는 재개발 착수 요건도 완화된다.
개정 도시정비법 시행으로 무허가 건물도 노후·불량 건축물 범위에 포함할 수 있게 됐다.
재개발은 정비구역 내에 30년 이상 지난 노후·불량 건축물이 60% 이상이어야 시작할 수 있는데, 무허가 건물은 노후도 산정에 포함되지 않아 재개발 추진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있었다.
극토부는 토지보상법령과 공공주택특별법령에서 이미 보상 대상으로 1989년 1월 24일 당시의 무허가 건축물을 포함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이 당시부터 있었던 무허가 건축물도 노후도 산정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기사발신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