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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무너져가는 지역·필수 의료를 살리고 초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의료 개혁의 청사진을 구체화했다. 대통령 직속 의료혁신위원회는 기존의 광범위한 논의 주제를 3개 분야 10개 핵심 의제로 압축하고, 이를 뒷받침할 전문위원회 구성과 국민 참여 플랫폼 구축 방안을 내놓았다. 특히 의대 정원 증원과 지역의사제 도입,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등 의료계의 민감한 현안들이 논의 테이블에 본격적으로 올랐다.
보건복지부는 1월 29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정기현 위원장 주재로 제2차 의료혁신위원회를 개최하였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지난 12월 출범한 위원회가 민간 위원 워크숍 등을 거쳐 도출한 중장기 과제들을 정리하고, 향후 실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위원회는 당초 워크숍에서 제안된 4개 분야 12개 의제를 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3개 분야 10개 의제로 통합·조정하였다. 선정된 3대 분야는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초고령사회 대비 보건의료 체계 구축 ▲미래환경 대비 지속가능성 제고다.
구체적인 10대 의제에는 응급·분만·소아 등 필수의료 강화와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이 최우선 과제로 포함되었다. 또한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등 취약지역 의료인력 양성, 재가 중심의 의료·돌봄 체계 구축,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확대 등이 주요하게 다뤄진다. 이 밖에도 예방 중심 보건의료 체계로의 패러다임 전환과 AI·기술 혁신을 통한 의료 시스템 혁신, 보건의료 정책 거버넌스 확립 등이 의제에 이름을 올렸다.
위원회는 이 의제안에 대해 대국민 설문조사 등 의견 수렴을 거친 뒤, 오는 2월 말 제3차 회의에서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의제별 전문성을 확보하고 효율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하부 조직 체계도 정비되었다. 위원회 산하에는 의제 분야와 매칭되는 ▲지역·필수·공공의료 ▲초고령사회 의료체계 ▲미래환경 대응 등 3개 전문위원회가 운영된다.
각 전문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15인 이내의 전문가로 구성되며, 공급자·수요자 단체와 관계 부처 추천 전문가들이 참여해 격주 단위로 회의를 열 계획이다. 특히 산발적인 논의가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의료체계 거버넌스 혁신 TF(가칭)'를 별도로 설치하여 정책 이행 기반을 공고히 하기로 했다.
이번 2차 회의에서는 현재 의료계 최대 화두인 의대 정원 증원과 지역의사제 도입에 관한 구체적인 추진 상황 보고와 토론이 이뤄졌다.
정부는 부족한 지역·필수 의료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통해 2027학년도 이후 의사인력 양성 규모를 결정하기 위한 심의 기준과 적용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고했다. 심의 기준에는 지역의료 격차 해소, 필수·공공의료 인력 부족 상황, 미래 의료환경 변화 및 의대 교육의 질 확보 등이 고려될 예정이다.
또한, 지난 12월 제정된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의 후속 조치로 시행령 및 시행규칙 제정안을 입법예고(1.20.~2.2.)한 상태다. 도입 예정인 지역의사제는 의대 신입생 중 일부를 선발해 학비를 지원하고 10년간 의무 복무하게 하는 '복무형'과, 기존 전문의가 지자체 등과 계약해 5~10년 근무하는 '계약형'으로 이원화하여 운영될 전망이다.
참석 위원들은 대체로 의대 정원 증원의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급격한 증원에 따른 의학교육의 질 저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특히 지역의사제와 관련해서는 "단순한 의무 복무 강제를 넘어 새로운 교육과정 설계, 지방정부의 역할 강화, 근무 경로 설계 등 정교한 후속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제언이 잇따랐다.
의료진이 형사 처벌의 공포 없이 필수 의료 현장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방안'도 심도 있게 논의되었다. 정부는 환자와 의료진 간의 소통을 촉진하고 최선을 다한 의료행위에 대해 형사 책임을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위원회에 보고하였다.
위원들은 현재의 의료사고 처리 체계가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는 점에 동의하며 개선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다만, 의료진의 면책 권한이 강화되는 만큼 환자의 권익 보호와 신속한 피해 구제를 위한 세부 방안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는 당부가 있었다.
정부는 이번 의료 개혁 과정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소통 창구를 대폭 확대한다. 의료 취약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 간담회와 전국적인 대국민 설문조사를 통해 현장의 생생한 어려움을 파악할 계획이다.
특히 국민적 관심이 높은 의제의 경우 '시민패널'을 구성해 공론화 과정을 거친다. 2026년 상반기에는 응급·중증·분만·소아 의료 강화 및 국가책임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을, 하반기에는 다학제 협력 기반 통합돌봄 체계 구축을 주제로 공론화가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오는 3월에는 (가칭)'국민 모두의 의료'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개설해 위원회의 논의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민들의 상시적인 제언을 직접 접수하기로 했다. 플랫폼 개설 전까지는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내 '의료혁신 자료실'을 통해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정기현 의료혁신위원장은 "이번에 선정된 혁신 의제들은 위원들의 폭넓은 의견 수렴을 거친 만큼 국민적 필요에 부응하는 핵심 주제들"이라며, "조속히 전문위원회를 가동하여 국민이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들을 속도감 있게 발굴해 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