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불만에 흉기 휘두르고 돈 빼앗고 폭발물 테러까지
끊이지 않는 의료인 대상 범죄…지난해 강력 사건만 377건
보철 치료에 불만을 품은 환자의 분풀이 테러로 드러난 광주의 한 치과병원 폭발물 사고처럼 진료 불만으로 인한 환자들의 도를 넘는 무리한 행동은 그동안 끊이지 않고 발생했다.
23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올해 3월 경기 성남시 한 치과병원에서는 50대 남성이 소란을 피우며 간호사 등 치과 직원을 폭행했다.
그는 임플란트 비용을 환불해달라고 요구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러한 일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남성은 폭행과 더불어 직원 휴대전화와 신용카드를 빼앗아 달아나 신용카드를 개인적으로 사용한 강도 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진료에 불만을 품은 환자가 흉기를 휘두르는 강력 범죄도 잇따랐다.
광주의 한 치과에서 수년간 진료를 받았던 40대 남성은 2016년 8월 치료에 항의하며 병원 측과 마찰을 빚다 흉기를 휘둘러 담당 의사를 크게 다치게 했고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7년이 선고됐다.
지난해 9월에는 경기 남양주시 한 치과병원에서 60대 남성이 흉기로 의사를 찌르고 간호조무사 2명을 다치게 했다.
그 역시 수년간 임플란트 치료를 받아왔지만 만족스럽지 않다면서 재치료를 요구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해 6월에는 강원 춘천시 한 치과에서 상담받던 60대가 별다른 이유 없이 소란을 피우고 의료인을 폭행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22일 광주 서구 치평동 치과병원에서 발생한 부탄가스 폭발물 테러도 치료에 불만을 품은 70대 남성의 범행으로 드러났다.
의료인을 폭행하는 등 죽거나 다치게 하면 보다 중하게 처벌하는 이른바 '의료인 폭행 방지법(의료법)'이 시행 중이지만 이처럼 분풀이하는 환자들이 끊이지 않아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년 동안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범죄는 모두 9천775건으로 살인 등 강력 사건만 377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살인은 8건, 살인미수 14건, 방화 10건 등으로 집계됐다.
폭행 사건은 1천157건으로 가장 많았고, 협박 133건, 손괴 154건, 공갈 20건 등이다.
다만 이 통계는 범죄 유형별로만 집계한 것으로 진료 불만으로 인한 가해 사건은 특정되지 않았다.
광주 한 치과병원 관계자는 "의료인·의료시설에 대한 가해 사건을 접할 때마다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며 "다른 환자의 안전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기사발신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