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국내 제약업계 M&A 48건…금액은 빅파마 빅딜 1건 수준"
보건산업진흥원 "1천억원 미만이 79%…기업 M&A 의지·정부 선제지원 필요"
(PG) [이태호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연합뉴스 사진]
지난 5년간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인수·합병(M&A)이 48건에 달했지만, 그 금액은 '빅파마'(글로벌 대형 제약사)의 빅딜 1건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전략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 M&A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야 하고, 정부도 국내 업체의 글로벌 기업 도약과 제약산업 생태계 선진화를 위한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바이오헬스산업 브리프 432호'에 따르면 2020년 이후 5년간 성사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M&A는 48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M&A 건수는 2020년 3건에서 작년(11월 기준) 13건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글로벌 M&A 방식이 기업의 전략적 성장을 위한 '흡수 합병'(70% 이상) 위주로 추진된 것과 달리 국내 M&A 거래의 대부분은 '지분 인수'(87.5%) 거래로 경영권 확보 및 투자, 재무구조 개선 등 목적도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소규모 거래인 1천억원 미만이 34건으로, 거래 규모를 확인할 수 있는 43건 가운데 79%를 차지했다.
5년간 국내 M&A 전체 거래 규모를 합산하더라도 글로벌 제약사 빅딜 1건 수준인 약 680억 달러에 불과했다. 2019년 글로벌 제약사 BMS의 세엘진 인수가는 740억 달러에 달했다.
진흥원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위한 투자금 회수 과정이 IPO(기업공개)에만 편중돼 있고 M&A는 상대적으로 외면을 받고 있다며 시장변화 대응과 안정적인 성장 구조를 갖추기 위해 M&A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2023년 미국의 경우 자본 회수(Exit) 방법으로 M&A를 선택한 사례가 95%로 압도적이었지만 국내는 IPO가 42%를 차지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는 IPO가 사실상 절대적인 투자금 회수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진흥원은 분석했다.
진흥원은 국내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확대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전략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M&A 전략에 대한 다각적 검토와 적극적인 의지도 함께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진흥원은 "글로벌 수준에서 주로 이뤄지는 M&A는 PMI(합병 후 통합) 과정까지 생각한다면 부담해야 하는 리스크와 실패 확률이 높은 (비즈니스) 전략"이라며 "국내 산업 내 성공적인 M&A에 대한 노하우가 누적·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국내 전통 제약사들은 제네릭(복제약) 위주 사업 구조 탓에 M&A 대상으로 매력적이지 않은 데다 오너 경영 체제로 M&A에 소극적인 면이 있기 때문에 M&A에 대한 긍정적 인식 확산과 기업 내부 M&A 역량 강화를 위한 실무적 지원이 수반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진흥원은 "M&A는 많은 투자자금이 소요되므로 정부에서 추진 중인 제약·바이오 펀드 내 의무 투자 비율 요건에 M&A를 추가하거나 M&A만을 목적으로 한 정부 펀드를 신규 조성하는 방안 등 보다 직접적인 활성화 지원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기업의 든든한 조력자로서 한발 앞선 지원책을 강구한다면 국내 기업의 글로벌 도약과 제약 산업 생태계 선진화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보건산업진흥원 브리프 캡처. 연합뉴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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