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놓친 종양, AI가 발견하기도…의료현장 '보조' 역할"
용인세브란스병원 이시은 교수 "의료진 대체는 아직…최종 진단은 의사 몫"
"유방암 인공지능(AI) 진단 설루션을 활용해 앞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종양을 찾은 적이 있어요. AI가 의료진의 보조로 기능하는 셈입니다."
16일 용인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이시은 교수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AI가 의료 현장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의료 AI 기업 루닛[328130]의 유방촬영술 AI 영상분석 설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를 사용하고 있다.
루닛 인사이트 MMG는 유방 촬영 영상을 분석해 유방암 등 의심 부위를 검출하는 설루션이다. 환자가 유방촬영술을 받으면 유방 사진이 의료진 측에 전달되는데, 루닛 인사이트 MMG는 해당 사진에 종양이나 석회 등 의심 부위를 동그랗게 표시해준다. 유방 치밀도도 분석한다.
이날 기자가 직접 유방촬영술을 받은 뒤 루닛 인사이트 MMG로 분석된 사진을 보자 유방암 발생 가능성, 유방 치밀도 수준 등이 일반 환자도 알기 쉽게 직관적으로 표시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교수는 사람의 눈이 가지는 한계를 AI로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진 판독은 유방 영상의학을 전공한 전문의의 역할"이라면서도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인 만큼 놓치는 부분이 생길 수 있고 이에 대한 우려도 항상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로 사진을 한 번 더 확인하면 판독 정확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의료진이 마음의 안정을 갖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눈으로 발견하지 못한 3㎜ 크기의 유방암을 AI가 찾아낸 적이 있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유럽 등지에서는 유방 영상 등을 판독할 때 의사 2∼3명이 함께 일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통상 의사 1명이 이를 전담한다. 이런 상황에서 AI는 업무 효율성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이 교수는 부연했다.
다만 AI가 영상의학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정상으로 판독될 가능성이 매우 높거나 복잡하지 않은 검사 등은 AI가 맡아 의료진 부담을 덜어줄 수는 있다"면서도 "영상 촬영 뒤 초음파, 자기공명영상검사(MRI) 등 추가 검사를 거쳐 환자를 위한 최종 결정을 내리는 일까지 AI가 전담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최근 젊은 층 유방암 발병률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일각에서는 유방암 검진 등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한국유방암학회는 국내 유방암 진단 환자의 중간 나이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지만 40대 이하 젊은 층 발생률 역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인다고 집계한 바 있다.
[기사발신지=연합뉴스]